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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빅뱅 이론과 정적 우주론의 대립 그리고 우주배경복사

by 원-로그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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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이론과 정적 우주론의 대립

태초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은하도 행성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시간과 공간조차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무의 세계에서 어떻게 유가 생겨난 것일까요. 처음 시간과 공간이 탄생한 그 시점을 우리는 '빅뱅'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1971년 우주는 팽창하지도 수축하지도 않는다는 '정적 우주론'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자 프리드만과 르메트르의 생각은 이와 정반대였습니다. 프리드만은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며 초기 우주는 극도의 고밀도 상태였지만 팽창하며 그 밀도가 점점 낮아졌다고 주장했고 르메트르는 원시 원자의 폭발이 우주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천문학 분야에서는 여전히 아인슈타인의 정적 우주론이 지지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이 우주 팽창론을 지지할 결정적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던 허블은 어느 날 천체에서 붉은 스펙트럼을 관찰했습니다. 그 스펙트럼은 천체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더 붉은색으로 보였습니다. 우주에서 나온 빛의 스펙트럼이 붉은색으로 치우쳐있는 현상은 '적색편이'를 의미하는 것이고, 적색편이가 큰 것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었지만 완벽한 근거가 있었기에 아인슈타인도 허블의 주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빅뱅 이론의 결정적 근거인 우주배경복사

빅뱅 이론의 '빅뱅'이라는 단어는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이 방송사 인터뷰에서 물리학자 조지 가모프의 우주 대폭발 이론을 비꼬듯 언급하며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시당하던 빅뱅이론의 결정적인 증거가 추가로 나타나게 됩니다. 바로 천체 물리학자 아노 펜지아스와 로버트 윌슨이 발견한 우주배경복사입니다. 처음 우주가 탄생할 때 대폭발이 발생했고 그때 우주의 온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당시에는 그 온도에 해당하는 빛이 우주에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우주가 팽창하며 우주의 온도는 점차 식어갔고 현재는 섭씨 영하 270가 되었다는 것이 우주배경복사의 골자입니다. 지금도 우주는 이 온도에 해당하는 우주배경복사로 가득 워져 있습니다. 아노 펜지아스와 로버트 윌슨은 빅뱅 이론의 결정적 증거인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하고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호일은 우주배경복사에 대해 초기 우주 폭발 시에 생겨난 불덩어리가 아니라 많은 은하가 내는 전파나 우주공간에 산재하는 고체 수소의 먼지가 내는 복사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우주 진화론의 증거가 계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정상우주론을 주장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또 현 시각을 뒤집을 만한 발견이 이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빅뱅으로 생겨난 네 가지 힘

우주에는 빅뱅으로 생겨난 네 가지 힘이 있습니다. 여러 물질에 작용하는 힘 중 가장 강력한 힘은 '강한 핵력'입니다. 입자를 이루는 기본 요소 쿼크를 결합하여 양자와 중성자를 만들고, 양자와 중성자를 결합해 원자핵을 만듭니다. 핵력 다음으로 강한 힘은 '전자기력'입니다. 전자기력은 원자핵 주위에 전자를 결합해 '원자'를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 다음은 '약한 핵력'입니다. 약한 핵력은 원자핵을 자연적으로 분해해서 원자보다 작은 아원자 입자 형태의 방사성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우주에서 가장 약한 힘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중력'입니다. 앞선 세 가지 힘은 중력보다는 강하지만 짧은 거리에서만 작용하는 반면 중력은 가장 약한 힘이지만 작용범위가 무한합니다. 태양계만 보더라도 태양에서 수억 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태양계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일정한 궤도로 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력이니 말입니다.

물론 중력에 의해서 이 거대한 시스템이 현재와 같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은하나 근처의 많은 은하를 관찰해 보면 눈에 보이거나 존재한다고 알려진 물질의 양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암흑 물질'이라는 아직 우리에게 감지되지 않은 물질이 우리 우주에 있는 물질의 대략 90%까지도 차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최근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중력으로 인해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차 늦어지고 있다고 예상했었는데, 실제로는 우주가 예상보다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요인이 팽창에 가속도를 붙인 건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우주 전체 에너지의 2/3를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라고만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암흑에너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으니 조만간 신비로운 사실이 또 밝혀지길 기대해 봅니다.

'만약 빅뱅 1초 후에 우주의 팽창 속도가 10경의 1만 작았어도 우주는 현재의 크기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붕괴하였을 것이다. 다행히도 빅뱅 이후에 우주의 팽창 속도는 우주 물질의 양과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오늘날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또는 세상을 둘러봤을 때 볼 수 있는 이 크고 아름답고 또 복잡한 우주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우주가 열린 우주인지 닫힌 우주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자신의 책 '시간의 역사'에서 한 말입니다. 호킹 박사의 말처럼 우주의 탄생은 우연의 연속이었고 우연히 딱 들어맞아 지금의 우리가 사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학은 변화무쌍합니다. 그 중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고, 당연한 것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주는 영원히 계속해서 팽창하는 열린 우주일까요? 아니면 언젠가 다시 스스로 재붕괴하는 닫힌 우주일까요? 지금 걱정한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으니 우리는 그저 우리의 오늘을 잘 살아가는 것만이 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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