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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과거를 돌아보는 방법인 룩 백 타임 효과와 전파 영역 관측법의 등장

by 원-로그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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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 백 타임 효과

앞서 망원경의 발명은 육안으로만 가능하던 천체 관찰의 한계를 깨부순 혁신적인 발명이고, 망원경 발명 이후로 천문학은 또 한 번 비약적인 발달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할 때 우리가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더 먼 우주를 볼수록 더 먼 과거의 우주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룩 백 타임 효과'입니다.

은하가 뭉쳐져 있는 퀘이사

과거를 돌아보는 방법

우주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빛입니다. 우주에서 빛은 그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래서 빛은 우주에서 거리를 재는 단위의 역할도 합니다. 망원경이나 육안으로 보이는 천체의 빛은 과거에 그 천체에서 출발해 지금에서야 지구에 도착해 우리 눈으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더 멀리 떨어진 천체를 관측한 것은 더 오래된 과거의 우주를 목격하는 것과 같습니다. 망원경으로 천체를 본다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를 관측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 과거의 천체를 현재에 관측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에게 과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과거를 마주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멀리 떨어진 천체일수록 지구에 도달하는 빛의 양은 줄어들어 명확하게 천체를 관찰하기가 어렵습니다. 가까운 과거를 볼 때는 어두운 빛부터 밝은 빛까지 명확하게 보이므로 넓은 우주를 관측할 수 있지만 먼 과거는 밝은 빛을 는 일부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과거의 천체만으로 탐구한다면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역사를 왜곡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 옛날 우주에는 밝은 은하만이 존재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밝기가 다양한 은하가 새롭게 생겨났다고 가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관측되지 않으므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주 먼 과거의 우주에도 근래의 우주에서처럼 밝기가 어두운 별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늘 열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전파영역으로 확장된 우주 연구

현재 망원경이 유일하게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닙니다. 1950년대부터는 접시 안테나로 전파 영역을 관측하는 분야가 생겨났습니다. 전파 영역은 가시광보다 훨씬 파장이 길기 때문에 더 먼 거리에 있는 우주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1960년 전파 천문대에서 관측하던 천문학자들은 전례 없이 밝은 빛의 파장을 감지했습니다. 이 빛은 보통 은하가 수백 개 정도 모여있는 정도로 아주 밝았고, 형태는 보통의 은하와 달리 별처럼 뭉쳐있는 형태였습니다. 이를 퀘이사 또는 준성이라고 부릅니다. 퀘이사의 존재에 대한 가설은 블랙홀과 관련 있습니다. 먼 은하의 중심에서 막대한 양의 물질을 삼키고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블랙홀의 영향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근거리에서 발견된 퀘이사는 10억 광년 거리에 있으며 대부분의 퀘이사는 100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에는 퀘이사가 생성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은하와 은하 사이에 충돌이 잦았던 우주 초기에는 블랙홀이 퀘이사로 발전할 수 있읐지만 우주가 팽창하며 은하 간 충돌이 줄어들었고 퀘이사가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퀘이사는 아주 멀리 있지만 밝게 빛나고 있어 그 당시 우주를 탐구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천문학자들도 이 점을 놓치지 않고 퀘이사를 통해 초기 우주의 역사를 좇고 있습니다.

2014년 천문학자 데미엔 휴츠메커스는 퀘이사가 규칙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중심 회전축의 방향성 또한 꽤 비슷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주 형성 초기부터 퀘이사들은 일정한 배열에 맞춰 형성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어 2016년 천문학자 테일러는 여러 개의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에너지가 유사한 방향성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로써 우주 형성 초기 블랙홀이 여기저기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줄지어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암흑물질의 우주 공간 배열

빅뱅 직후 우주에 흩어져 있던 물질들은 우주 전체에 균일하게 모여든 것은 아닙니다. 물질이 모여있는 공간이 있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텅 빈 우주공간은 '보이드'라고 합니다. 물질이 모이게 된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를 중력의 힘에서 찾고 있습니다. 무언가 중력체가 존재했기 때문에 물질들이 모여 지금과 같은 거대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중력체는 우주 곳곳에 존재하며 은하를 만들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중력체를 암흑물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우주 초기 암흑물질의 분포는 컴퓨터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암픅물질은 강한 중력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 비해 밀도가 높은 부분은 주변의 물질을 조금 더 세게 잡아당기고, 은하가 몰려 퀘이사를 형성하게 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밀도가 낮았던 지역은 보이드로 텅 비어있습니다. 암흑물질은 이렇게 우주 전역의 밀도를 좌우하며 우주의 배열 형성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문학에 대한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우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빛은 물론 어떠한 파장도 관측되지 않기 때문에 과거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암흑물질의 실존에 대해서는 여지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주 형성 자체에도 암흑물질의 영향력이 지대했다고 하니 앞으로 암흑물질에 대해 밝혀질 진실도 더욱 기대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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